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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리코박터균에 대하여 - 경북매일신문 칼럼 (정시욱 원장)
  • 2006-06-16
  • 1899
'헬리코박터균' 한국인 위암의 주범 2006-06-02
1984년의 어느날, 오스트레일리아 서부에 있는 로열 퍼스 병원의 레지던트인 마셜이 대단한 모험을 감행한다.

강산성인 위장에 균이 살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그 시대에 마셜은 “세균 감염이 모든 위염과 궤양의 원인이고 위 안에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라는 균이 살고 있다” 는 그의 지도 교수 워렌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구정물 한 사발을 들이마셨다.

그 구정물에는 수십억 마리의 세균이 들어있었고 그와 그리고 같이 마신 그의 동료들은 예상대로 위궤양 및 위염 등이 발병하였다. 그 후 10여 년간 이 병에 대한 연구, 실험, 토론, 논쟁이 있은 뒤에 위, 십이지장염과 궤양을 일으키는 것은 ‘헬리코박터’ 라는 세균이라는 결론을 내리기에 이르렀고 마셜과 그의 스승 워렌은 2005년 노벨의학상을 받게 된다.

요즈음 본원에 오시는 환자 분들 중에 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라는 세균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 헬리코박터는 1983년 발견된 나선형 몸통과 긴 꼬리를 가지고 있는 그람음성 세균으로 우리 몸의 위에 기생하면서 여러 위장병을 일으킨다. 대표적으로 위암,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염 등이다. 그러나 이 균에 감염되어 있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상기와 같은 위장병이 생기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하다.

헬리코박터는 선진국에서는 전 국민의 30~40%에 감염되어 있지만 우리나라는 성인의 60-70%에서 균이 발견될 정도로 흔하고 수돗물, 변, 치석 등에서 헬리코박터가 확인되기 때문에 입을 통해서 감염된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아기 때에 대부분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아직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린이가 함께 모여서 생활하거나, 음식을 한 그릇에 놓고 함께 숟가락으로 떠먹거나, 어린이에게 부모가 음식을 씹어서 먹이는 등 비위생적인 생활습관들이 이 균의 전파를 일으킨다고 생각되어진다.

이 균을 진단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 번째, 혈액검사가 있고 두 번째 내시경검사, 그리고 세 번째 튜브를 통해 숨을 내쉬게 하여 공기를 모아 검사하는 요소 호기 검사가 있고 그 외 위장 조직 검사 및 균 배양 검사 등이 있다. 이 중 요소 호기 검사는 내시경을 하지 않고도 가능하며 외래에서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다.

이 헬리코박터 균이 있다고 해도 위장병이 있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서 균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 의학적으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조기위암이 있는 환자에 한하여 제균 치료를 권하고 있고 또한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건강보험에서는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환자의 균 치료만 보험 인정이 되고 있다. 만성 소화불량증 환자가 균 치료를 원하면 보험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약제비용을 본인이 부담하여야 한다. 약물치료 방법은 비교적 용이해서 1주일간 항생제를 포함한 약제를 투여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약 70% 정도에서 균이 박멸된다.

많은 환자가 궁금해 하는 것은 균이 없어진 다음 다시 균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치료 후에 년 간 재 감염율은 4%를 넘지 않아서 쉽게 재감염 되지 않기 때문에 식사를 따로 한다든지, 식기를 따로 사용한다든지 할 필요는 없다.

또한 요즘 기능성 야쿠르트에 대한 문의가 많은데 유산균이 헬리코박터 균을 줄여 줄 수는 있지만 박멸하는 것은 어려운게 사실이다. 왜냐하면 헬리코박터균은 위산 속에서 살고 보통 위벽에 숨어있어, 유산균이 점막을 뚫고 들어가서 헬리코박터균을 근본적으로 다 없애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균을 없애려면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약을 먹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고 비용이 적게 든다